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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데이빗 핀처 - 나를 찾아줘>

쿨레쇼프 효과(Kuleshov effect)란?

Apr. 20. 2016

1920년대 초 소련의 영화감독이자 이론가인 레프 쿨레쇼프(Lev Vladimirovich Kuleshov, 1899~1970)가 실험을 통해 증명해 낸 편집기법이다.

쿨레쇼프는 무성영화 시대의 유명한 배우인 이반 모주힌(Ivan Mozzhukhin)의 무표정한 얼굴을 클로즈업 촬영하고 이를 다른 여러 화면과 편집해 일단의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실험을 했다. “중립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후, 한번은 천진스럽게 놀고 있는 갓난아기를, 한번은 관 앞에서 울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한번은 음식이 담긴 접시를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는 관객들에게 배우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가를 물었다.

 

그 결과는 갓난아기의 장면을 본 관객들은 그의 표정이 아이의 천진난만함에 잔잔한 기쁨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 했고, 관을 본 관객들은 죽음에 침통한 표정이라고 했으며 음식을 본 관객은 배가 고파서 먹고 싶어하는 표정이라고 했다. 결국 이는 각각의 이미지에는 담겨 있지 않은 의미를 관객이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쿨레쇼프 효과에 대해서 필자가 본 영화중 예를 들자면 국내 영화에서는 김태용 감독의 2010년 작품인 “만추”가 있고 외국 영화에서는 데이빗핀처 감독의 2014년 작품인 “나를찾아줘”를 들 수 있다.

 

 

<출처 : 김태용 - 만추>

영화 만추에서 탕웨이의 표정은 시종일관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관객은 영화를 보는내내 탕웨이의 무표정에서 각기 다른 감정을 읽어낼 수 있다. 영화의 장면중 탕웨이(극중 애니)가 현빈(극중 훈)에게 버스에서 왜 자신에게 돈을 빌렸냐고 묻자 현빈은 탕웨이가 웃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에 탕웨이는 웃지 않았다고 답하지만 현빈은 그때 분명히 웃었다고 다시한번 일축하는 모습이 있다.

 

이 장면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몽타주에 대한 은유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장면에서 탕웨이는 웃지 않았지만 현빈이 가지고 있던 탕웨이에 대한 마음이 쿨레쇼프 효과를 통해 몽타주를 이루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출처 : 데이빗 핀처 - 나를 찾아줘>

영화 나를찾아줘에서 쿨레쇼프 효과는 사실 제대로 된 쿨레쇼프 효과라 볼 수 없다. 데이빗 핀처 감독이 쿨레쇼프 효과와 플래시포워드(Flashfoward) 기법을 동시에 응용하여 활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결말의 모습이 보여진다. 이때 극중 에이미 던 역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관객이 보기에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남편 극중 닉 던으로 출연하는 벤 애플렉의 무릎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시작 된다. 누가봐도 너무 사랑스러운 모습이다. 헌데 벤 애플렉은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누워 있는 아내 로자먼드 파이크의 머리를 부숴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까지 관객은 이 사랑스러운 아내의 머리를 왜 부숴버리고 싶다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같은장면의 결말을 보고 벤 애플렉의 말을 이해하게 된다. 아내역의 로자먼드 파이크는 극중에서 치가 떨릴 정도의 싸이코였던 것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똑같은 장면을 보았지만 프롤로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내의 모습으로 보여지고 에필로그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꼴보기 싫은 사람으로 보여지게 된다. 하지만 완전한 쿨레쇼프 효과라 볼 수 없는 이유는 무표정의 이미지만이 아닌 대사를 통한 개입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성자 : 세이브에즈 김상준 촬영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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